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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무인민원발급기, 그래 내가 관리한 기계도 저 회사거였어.....

 

 

 

저의 업무분장 중 하나는 [무인민원발급기 관리] 였습니다.

 

제가 근무했었던 동은 본래 농촌지역이었지만

마을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생기면서 

논밭이었던곳이 빌딩숲으로, 아파트숲으로 변화되었습니다.

 

마을도 그대로, 

마을안에 주민센터 위치도 그대로,

모든게 그대로였지만

변한건 논밭이었던 그곳이 그야말로 아파트 숲으로 개벽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동 주민이 2천명 남짓 했었던 곳이 

열배로 늘어나 입주가 시작함과 동시에 2만명이 넘어가는 수준까지 이르렀습니다.

 

입주한 주민들은 

행정업무처리 하러 가는 우리동네 주민센터가 마을안에 없고 

왜 이렇게 동사무소가 먼곳에 있냐며 

오실때 마다 직원들에게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하셨습니다.

 

물론 주민분들의 마음은 백번 이해합니다만,

멀쩡히 있었던 주민센터를 이전한다는건 정말정말 어려운 일 입니다.

(정말 많은 예산도 필요합니다)

 

일단 조금이나마 불편을 덜어드리자 생각한 것이 마을안에 무인민원발급기를 설치해 드리자 였습니다.

 

 

보통은 주민센터 내에 또는 
주민센터 밖에 설치되어 있는게 대다수고
다중이용시설에도 설치 되어 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무인민원발급기 담당들은 보통 이런얘길 하곤 합니다.

 

 

무인민원발급기는 무슨,
유인민원발급기다!!!!



ㅋㅋㅋ공감하실만한 분들 계실 것 같습니다.

 

"아니 지문인식이 왜이렇게 안되냐"

"종이가 걸려서 안나온다"

"도대체 뭘 누르라는건지 모르겠다"

"난 누른적도 없는데 왜 주민번호 뒷자리가 가려져 있냐!!!"

 

 

쪼르르 달려나가서 도움드리고 온 직원분들 분명 많으실거예요.

 

 

제가 근무했었던 동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ㅎㅎ

저렇게 마을에 설치되어 있어서 

제가 수시로 불려나갈 일은 많이 없었습니다.

 

 

전화로 문의주시면 이렇게 눌러보세요 저렇게 터치해보세요. 라고 상세히 알려드렸어요.

잘 해결되면 저도 뿌듯,

민원민분도 간편하게 처리해서 먼 길까지 오실 일 없이 만족하시기도 하는,

행정처리를 편리하게 해 주는 좋은점이 그래도 많은 친구입니다.

 

 

그럼 제가 무인민원발급기 담당을 하면서 민원인분께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

 

 

 

대체 왜이렇게 지문인식이 안되는거예요??????????????


제가 이런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설명을 드렸었는데 혹시나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 도움이 되셨다 하면

공감한번 눌러주고 가세요 ^^

 

 

일단 보통 저런 질문을 하는 경우는 

우리 아버님 어머님정도의 연령대, 

그러니까 연배가 좀 있으신 분들이십니다.

 

첫째, 지문을 언제찍어서 등록했을까? 를 생각해보세요.

 

대부분 지문이 변하지 않을꺼라고 생각하시죠?

네, 물론 선이 변하거나 형태가 변하지는 않습니다. ㅋㅋㅋㅋ

융선이 흐릿해지거나 닳아 없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아버님 어머님 연배가 되시면 일하랴, 살림하랴 생활하랴,

손도 많이 쓰기 마련이죠.

 

보통 지문채취는 주민등록증을 새로 만들 때 수집하여 주민전산에 입력합니다.

아마 아버님 어버님때 연배정도면

주민등록법이 생겨날 무렵 주민등록 제도가 생겨날 때 

일괄적으로 채취해 전산등록을 한 것으로 압니다. (1970년 초반)

 

아주 옛날 옛적 재취해서 종이자료로 가지고 있던 것들을

전산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일괄적으로 입력한 지문자료이기때문에,

현재 융선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 주민등록증 뒷면을 살펴보세요. 그 지문이 전산에 입력된 지문입니다.

 

어때요? 융선이 선명하게 채취되어 들어가 있나요?

그 모양 그대로, 위치도 그대로,

지문인식기에 손을 올리면 인식이 잘 될 겁니다.

 

 

셋째, 주민등록증 뒷면에 들어간 지문이 선명하지 않아요.(뭉개져있어요)

 

사실, 주민등록 담당자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업무중 하나가 십지문채취예요.

저도 처음에 십지문채취 배울때 

잉크를 들고가서 남편 손가락에 묻혀 몇십장 연습을 했는지 몰라요.ㅋㅋㅋㅋ

 

처음 지문찍을때가 떠오르네요.

제가 제 눈으로 제 손을 바라봐도 바들바들 떨리는게 눈에 보일정도였어요.

(쫄보쫄보)

학생이 아마 느꼈을꺼예요. 이 누나 왜이렇게 손을떨지...........

 

 

십지문채취는 보통, 신규주민등록증을 만들러 오는 우리 고2~고3학생들이 대부분이예요.

융선이 아주 선명하고 진한 우리 학생들 오면

아주 신명나게 좌우로 돌려가면서 찍어대죠 ㅋㅋㅋㅋ

 

반면에 지문상태가 아주 안좋은 경우는

(ex: 습진, 피부염, 갈라짐, 건조함, 다한증, 지문이 아주 옅은 사람들....)

온갖 방법을 동원해봐도 

정말 채취가 어렵습니다.ㅠㅠ

 

너무너무 지문인식이 안된다 할때는 주민등록증 뒷면을 한 번 살펴보세요.

내 지문상태가 안좋을 때에도 물론 인식이 안되지만,

전산에 들어간 지문자체가 뭉개져 들어가 있거나 지문 채취가 선명하게 안되어 들어가서 일 수 있습니다.

 

넷째, 본래 지문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위에서 설명드렸듯이 손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는

무인민원발급기 이용이 어렵습니다 ㅠㅠ

어쩔수 없습니다. 해결방법이 없어요. ㅠㅠ

창구로 가셔야 합니다. 

 

 

그럼 해결방법은 없는건가요?

 

 

 

있습니다.

 

 

일단 지문인식이 너무 안된다 싶으면

 

첫째, 손 상태가 너무 건조하면 인식이 잘 안됩니다.(※특히 겨울에, 엄청!!!!!)

 

인식하려는 손에 입김을 하~ 하고 물어서 조금 촉촉하게 해주시거나

핸드크림을 발라 손 상태를 좀 촉촉하게 해주세요

(그렇다고 손가락에 침 바르지는 마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 )

(민원실에 오셔서 인감떼실때 지문인식하거든요?그때 엄지손에 혓바닥으로 침을 뭍..........으........악...그러지마세요 ㅠㅠ)

 

둘째, 손가락의 위치를 생각보다 많이 올리셔야 인식이 잘 됩니다.

 

지문인식기에 꼭 맞게 손을 올리지 마시고

(무인발급기에도 "손가락을 올리세요" 라고 그려논 그림이 너무 손가락이 아랫쪽에 그려져 있는 탓도 있음)

너무 꼭맞게 올리라는 저 그림탓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보다 많이 위로 올려보세요.

이렇게 많이 올리셔야 해요.

 

 

아 이정도로 많이 올려도 되나? 싶을정도로요.

그래야 인식이 될 거예요.

 

 

샛째, 위에 두 방법으로 해도 정 안된다하면 최근 6개월 이내에 찍은 사진 가지고 전국 아무 주민센터 나오세요.

 

과거에 전산에 입력된 지문과 현재나의 지문상태가 많이 상이한 경우, 

또는 전산에 입력된 지문이 잘못채취되어 뭉개져 들어간경우,

백날 기계에 올려봐짜 인식안됩니다.

현재 상태의 지문을 재채취해서 주민등록증을 새로 만드는 수 밖에 없습니다.

※ 이때, 지금 사용중인 주민등록증을 가지고 민원실에 나가시면 수수료는 면제입니다.

 

 

첫날 무슨 글로 한 번 써볼까 했는데,

역시나 에피소드가 넘쳐나는 우리 무인이 이야기로 하니 

타자가 두다다다다다 미친듯이 쳐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증의 무인이,

내가 보살폈던 우리 동 무인이,

잘 있나 모르겠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

 

또 생각나는 에피소드 있으면 재미있게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PS: 사진출처는 네이버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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